
“노후화된 집을 고치고 마을을 가꾸는 과정을 보면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도는 걸 느낍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나이 들어 고즈넉한 분위기마저 드는 섬이지만, 사실 한때 여러분 같은 젊은이들이 북적이며 일상을 꾸려가는 곳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오실 때 그 활기찼던 옛날이 떠오르기에 어르신들의 표정도 한결 환해지시는 것이지요.”
전남 고흥 오취마을 이성열 이장이 쓴 편지 한 장에는 또박또박한 손글씨가 빼곡했다. 받는 이는 남도 끝자락 섬마을을 3년 동안 여섯 차례 찾아와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고 낡은 집을 고쳐 준 대학생들. 편지 끝에 이 이장은 “이번 활동이 여러분이 살아가는 마음속 기억 중 하나의 갈피가 되었으면 한다”며 “마을을 대표해서 여러분의 앞길을 응원한다”고 했다. 그 3년이 행정안전부 장관상으로 돌아왔다.

한국해비타트(이사장 마희자)는 대학생 동아리 CCYP(Campus Chapters & Youth Program)의 ‘CCYP 연합캠프‘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공익활동 임팩트 어워드‘에서 행안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어워드는 행안부와 한국자선단체협의회, 한국자원봉사협의회, 더나은미래가 기업 사회공헌과 공익법인의 우수 공익활동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했다. 한국해비타트는 소멸위기마을의 주거·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교육봉사와 도시재생 아이디어를 보태 청년 자원봉사 문화를 넓힌 점을 인정받았다.
CCYP는 주거 문제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2000년 자발적으로 꾸린 동아리로 현재 전국 28개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다. 연합캠프는 이들이 소멸위기마을을 직접 찾아가 봉사하며 마을 재생을 몸으로 배우는 교육사업이다. 2023년 고흥에서 처음 열린 뒤 고흥에서 6차례, 전북 부안에서 1차례 등 모두 7차례 진행됐고 학생 192명이 함께했다.
중심은 집 고치기다. 한국해비타트가 지방자치단체, 지역복지기관과 함께 주거취약 가정을 찾아내면 학생들이 도배와 장판 교체, 가구 제작을 맡는 방식이다. 이렇게 이뤄진 주거·시설환경 개선이 18차례에 이른다.
도움의 손길은 집 밖으로도 뻗었다. 학생들은 지역 학교와 손잡고 아이들을 위한 운동회를 기획해 열었고, 마을 로고와 슬로건, 특산물 굿즈를 만들어 SNS로 알렸다. 마을의 모습을 기록하는 아카이빙 작업으로 주민들과 소통하며 지속 가능한 마을 만들기에도 힘을 보탰다.

마희자 이사장은 “학생들이 땀 흘려 쌓아 온 시간을 인정받아 무척 뜻깊다”며 “더 많은 청년이 주거 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CCYP는 2024년 제4회 마리안느·마가렛 봉사대상에서 봉사 부문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해비타트는 지난 5월 고흥에서의 3년 활동을 시민과 나누는 전시회를 열었고, 부안군과 협약을 맺어 앞으로 3년간 부안에서도 연합캠프를 이어갈 계획이다.
출처 : 국민일보(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