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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 제20회 ISISA 세계섬학술대회 개최에 즈음하여

수정일
2026.07.01
작성자
김강민
조회수
206
등록일
2026.07.01

섬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묻다



[목포시민신문] 오는 7월 7일부터 11일까지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도에서 제20회 ISISA Islands of the World Conference, 즉 세계섬학술대회가 열린다(https://www.2026isisa.kr/). 30개국 이상에서 400여 명의 섬 연구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의 섬, 전남의 섬, 그리고 서남해의 섬을 세계에 알리는 뜻깊은 국제 학술행사이다. 2024년 인도네시아 롬복에서 열린 제19회 대회에서 신안군 유치가 확정된 이후,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과 신안군, 전라남도, 그리고 여러 관계 기관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 왔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Island Space and Time”이다. 이는 섬을 단순히 바다 위에 놓인 고정된 지리적 공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속에서 변화해 온 자연, 문화, 사회, 역사, 과학기술의 복합적인 장으로 이해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섬은 닫혀 있는 듯하지만 바다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어 왔고, 작아 보이지만 세계 변화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민감한 공간이다. 고립성과 개방성, 고유성과 교류성, 취약성과 회복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 바로 섬이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 섬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후위기, 해수면 상승, 생물다양성 감소, 에너지 전환,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은 모두 섬에서 가장 먼저, 가장 선명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섬은 단순히 위기의 현장만은 아니다. 섬은 오랜 시간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 온 생물문화다양성의 보고이며, 공동체 기반의 적응 지혜와 생태적 삶의 방식을 간직한 공간이다. 다시 말해 섬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이면서 동시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험할 수 있는 전환의 현장이다.

그렇다면 왜 이번 세계섬학술대회는 대한민국 서남해, 그중에서도 신안에서 열려야 하는가. 신안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섬으로 구성된 행정구역이며, 1,000여 개의 유인도와 무인도를 품고 있다. 신안의 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인정받았고, 수많은 섬은 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뛰어난 생태적 가치와 경관적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곳에는 갯벌, 바다, 섬마을, 어업, 염전, 전통지식, 해양신앙, 섬 주민의 생활문화가 함께 존재한다. 신안은 하나의 행정구역을 넘어 한국 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세계섬학술대회는 회의장 안에서만 완성될 수 없다. 섬 연구는 현장에서 섬 주민을 만나고, 바람과 조류를 느끼며, 섬의 경관과 생활문화를 직접 경험할 때 비로소 깊어진다. 이번 대회가 자은도에서 열리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세계의 연구자들은 한국의 섬을 논문과 자료가 아니라 살아 있는 현장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세계 각지의 섬들이 겪는 공통의 위기와 서로 다른 대응 방식을 함께 배우게 될 것이다.

이번 대회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세부 주제들이 오늘날 우리나라 섬 연구와 섬 발전의 미래 과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ISISA 2026은 거버넌스, 정책 연구와 정치, 경제와 인구, 관광과 이동성, 환경과 자연과학, 생물문화시스템, 예술과 문화, 유산, 전통과 역사, 인프라와 기술, 그리고 이론, 인식론,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이는 섬을 단순히 자연환경이나 관광자원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주민의 삶과 권리, 지역경제, 생태계, 문화유산, 기술 전환, 그리고 지식 생산의 방식까지 포괄적으로 이해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주제들은 한국 섬의 미래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거버넌스와 정책 연구는 섬 주민의 기본권, 교통권, 의료권, 교육권, 에너지 접근권과 연결된다. 경제, 인구, 관광과 이동성의 논의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직면한 섬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남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환경, 자연과학, 생물문화시스템은 갯벌과 해양생태계, 전통지식과 생물문화다양성을 기후위기 시대의 핵심 자산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예술, 문화, 유산, 전통과 역사는 섬 주민들이 축적해 온 기억과 정체성을 미래 세대에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이어진다. 또한 인프라와 기술은 해상교통, 디지털 연결성, 재생에너지, 스마트 섬, AI 기반 관리 체계 등 새로운 섬 발전 모델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분야이다.

특히 섬 이론, 인식론, 방법론에 관한 논의는 한국 섬 연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이제 섬 연구는 섬을 육지의 주변부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섬을 섬 자체의 역사와 생태, 문화와 공동체, 연결성과 고유성 속에서 이해하는 새로운 학문적 틀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는 세계 섬 연구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한국 섬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 정책과 현장, 학문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출처 : 목포시민신문(http://www.mokpo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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