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마미 군도는 규슈 본토 남부에 흩어져 있는 8개의 유인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마미오섬(奄美大島)은 글자 그대로 아마미 군도 중 가장 큰 섬이다. 오키나와와 규슈 사이에 위치해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의 작용으로 형성되어 대부분이 아열대 해양성 기후에 해당한다.
2021년 7월, 이곳 아마미오섬과 한국의 갯벌은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러나 이후의 여정은 확연히 달랐다. 아마미오섬은 유네스코 등재 직후, 즉각적으로 '세계유산보전센터'를 설립(2022년 개관)하여 보전, 교육, 체험이 융합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이 발빠른 전략으로 유산의 체계적인 보호 활동을 실천한 반면, 한국은 제도적 뒷받침이 다소 미흡하여 보전 체계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아마미오섬을 포함한 사쓰난 제도(薩南諸島)의 여러 섬들은 남쪽의 규슈와 오키나와의 류큐 왕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아마미제도는 닭을 주재료로 한 향토음식인 '게이한'(鶏飯)과 쌀(또는 고구마)과 물, 당분을 발효시켜 만든 전통 발효음료인 '미키'(ミキ)가 아마미오섬을 대표하는 가정 요리이다. 주로 불교 행사, 제사, 의례, 지역 축제 등에서 신에게 바치는 음식(神酒)의 역할을 했고, 지금은 특별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식으로 만들기도 한다.
아마미 문화의 핵심은 '섬의 노래'(島唄, しまうた)로 불리는 전통 민요, 독자적인 방언(しまぐち)과 '유타'(シャーマン)라고 하는 무당과 같은 존재가 지역마다 존재하는 등 일본 본토와 류큐, 그리고 남방 해양 문화가 혼합된 독특한 전통문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아마미오섬에는 '이자리 어업(イザリ漁)'이라 불리는 전통 어업방식이 오랜 세월 이어져 왔다. 이 어업은 규슈, 오키나와, 아마미 등 남부 섬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것으로, 간조 때 드러나는 산호초와 갯벌을 따라 걸으며, 손이나 도구로 해산물을 직접 채취한다. 예전에는 대나무 작살, 뜰채, 바가지 등을 이용했다. 물이 빠지면 얕은 해안가에서 몸을 낮게 엎드린 자세로 등불(현재는 헤드램프 등)을 켜고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채취하는 방식이다. 불을 비추며 문어, 조개, 작은 물고기를 유인하여 잡는 모습은 한국 서남해의 '해루질'과 유사하다. 이처럼 아열대 기후와 복잡한 해안선을 지닌 아마미오섬은 이자리 어업에 이상적인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마미 박물관에 전시된 대나무 바구니. 아마미 어부들이 어로 작업시 등에 짊어지고 채취한 물건을 담아 운반하던 도구 [사진=이경아]](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2/717224_531831_3414.jpg)
아마미 박물관에 전시된 대나무 바구니. 아마미 어부들이 어로 작업시 등에 짊어지고 채취한 물건을 담아 운반하던 도구 [사진=이경아]
아마미오섬은 지리적 특성상 약 65%가 삼림지대로, 일본에서 두 번째로 넓은 맹그로브 원시림을 품고 있다. 이 지역은 북방과 남방 생물이 공존하는 생물지리학적 경계선에 위치해 생태학적으로 매우 희귀하며, 진화적으로 독특한 멸종위기종이 다수 서식하고 있어 '동양의 갈라파고스'라 불린다. 실제로 세계자연유산지역의 면적(42,698ha)은 일본 국토의 0.5%에 못 미치지만 세계유산 지역 내에서 확인된 멸종위기종만 해도 약 95종, 그중 75종이 일본 고유종이며, 외래종의 유입으로 위협받는 아마미 검은 토끼와 같은 희귀 야생동물은 적극적으로 보호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있다.
이 독특한 생태계를 보다 깊이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구로시오의 숲 맹그로브 공원(黒潮の森)'이다. 자연 보호구역이자 체험형 생태공원으로, 카누나 카약을 타고 맹그로브 숲을 누비며 생태 교육과 가이드를 받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도쿄돔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의 이 공원은 60분, 120분, 하루 코스 등 다양한 체험 코스를 통해 아마미 생태계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아마미오섬은 유산 등재 이후 곧바로 세계유산보전센터(https://amami- whcc.jp /ko/)를 설립하여 필드 탐색형 뮤지엄으로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아마미 고유종 보호, 외래종 방제, 로드킬 방지 등의 활동은 물론, 지역주민과 관광객 대상 생태 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센터는 실제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미 정착단계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 등재 5주년(11월 14일)을 맞아, 유산의 가치를 지역과 세계에 알리고 지역단체와 연구자의 협력 등을 이어가고 있다.
![아마미 세계유산보전센터(좌)와 카누체험이 준비된 구로시오의 숲 맹그로브 공원(우) [사진=이경아]](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2/717224_531833_3644.jpg)
아마미 세계유산보전센터(좌)와 카누체험이 준비된 구로시오의 숲 맹그로브 공원(우) [사진=이경아]
예컨대 한국의 갯벌은 세계유산 등재의 기쁨도 잠시, 유네스코로부터 '유산구역 확대'와 '통합 관리 체계 구축', '무분별한 개발 억제'라는 조건부 등재 권고를 받고, 「한국의 갯벌 2단계(Getbol, Korean Tidal Flats(PhaseⅡ)」 세계유산 확대 등재 신청서를 다시 제출해야 했다. 추가 지정 작업은 순탄치 않았지만 충남 서산갯벌과 전남 무안·고흥·여수갯벌을 새롭게 추가 하고, 기존 1단계에 포함된 서천·고창·보성-순천갯벌은 물새의 이동 범위와 서식공간까지 충분히 포괄하도록 완충구역을 확대했다. 추가 등재 신청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센터의 완성도 검사를 통과했고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문가 현장실사를 마쳤다. 이제 최종 결과만 남겨두고 있다. 등재 여부는 내년 부산에서 개최될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2026년 7월 19일~ 29일)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제 '한국의 갯벌'을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할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 설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 건립지인 전남 신안군에 들어설 본부는 시설이나 규모보다 역할과 기능에 방점을 두고 명확한 비전과 방향에 따라 설계되어야 한다. 늦어진 만큼, 지금은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보전 활동이 그 중심에 자리 잡아야 한다. 세계유산은 등재 자체가 아닌, 등재 이후의 보전과 관리가 핵심이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유산은 결국 그 가치를 잃고 이름뿐인 명예로 전락할 수 있다. 이제는 선언보다 실행이 중요하며, 계획보다 실질적 행동이 요구된다. 아마미오섬의 사례처럼 지역주민, 전문가, 정책당국이 함께하는 통합적 거버넌스가 절실히 요구된다. 등재 이후의 실천, 지역과 주민, 정부 간의 긴밀한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그 가치는 지속될 수 있다. 세계유산은 가꾸고 지켜야 할 살아있는 유산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등재의 영광을 넘어, 그 가치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실천이다.

이경아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원고 : 이경아(도서문화연구원 학술연구원/(사)섬문화유산연구원 이사)
출처 : 폴리뉴스 Polinews(https://www.pol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