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육지와 섬, 섬과 섬을 이어주는 연륙·연도교가 건설되면서 문화 변동을 초래하고 있다. 연륙·연도교는 섬을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로, 섬사람들의 생활 편의성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9년에 영종도와 인천을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개통되면서 수도권의 물류와 관광의 중심지로 부각되었고, 2010년에 거제도와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교가 건설되면서 부산과 경남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 2019년에 전남 신안군의 섬(압해도)과 섬(암태도)을 이어주는 천사대교가 열리면서 사계절 육지 사람들을 섬으로 초대하고 있다.
연륙·연도교 건설로 인한 변화물결이 '가고 싶은 섬', '살고 싶은 섬'으로 거듭나기 위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독일 북부 페마른 섬을 소개한다.

페마른 섬은 독일 북부 발트해에 입지한다. 독일에서 3번째로 큰 섬이다.
독일 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의 페마른 섬
페마른 섬은 독일 북부에 입지한다. 북해를 사이에 두고 덴마크와 마주한다. 전근대 페마른 섬은 덴마크의 부속 섬이었다. 1863년에 독일과 덴마크 간 분쟁의 결과 독일의 섬으로 편제되었다. 이런 까닭에 페마른 섬의 문화유산은 덴마크의 가옥과 생활문화, 포구와 등대 등이다.
페마른 섬의 문화유산은 Burg에 있는 시청과 박물관에 전승되고 있다. 시청 아카이브실에는 18~19세기 고문헌과 고문서 등이 연도별로 비치되어 있고, 박물관에는 덴마크의 생활문화유산이 보존되어 있다.
페마른 섬의 생업기반은 어업과 농업이었다. 그런데 1963년에 독일 북부 Grobenbrode와 페마른 섬을 연결하는 교각이 건설되었다. 이 교각을 'Fehmarnsund'라 부른다. 소위 '옷걸이다리'라 부른다. 교각의 외형이 '옷걸이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페마른 교각이 건설된 이후 섬은 급격히 변화되었다고 한다. 가장 큰 변화는 섬의 공간 구획이다. 즉 페마른 섬 주민들의 행정중심지인 Burg와 섬 여행자들의 체류공간인 Burgtife의 이분화이다. Burgtife는 Burg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에 입지한 바닷가로, 과거 어부가 고기잡이하는 포구였다. 1990년대 도시 사람들이 섬을 찾아오면서 농부의 집을 개조하여 펜션이 들어섰고, 어부의 집도 여행자에게 대여해주었다.
21세기에 섬 주민들의 문화공간이었던 Burg는 관광지로 바뀌었고, Burgtife에는 마리나와 리조트 등이 집중적으로 건설되었다. 그 결과 페마른 섬의 과거 모습은 서점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고 한다. 21세기 페마른 주민들의 생업은 관광이고, 농업은 밀 생산뿐이다.

육지와 섬을 연결하였던 옛 포구의 흔적이 남아있다. 멀리 페마른 교각(Fehmarnsund)이 보인다.
전통가옥을 활용한 소형 박물관 운영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따라 섬 주민들은 주택을 팔고, 그 빈집을 이주민들이 매입하여 정착하고 있다. 이에 섬 주민들은 페마른 시청에 아카이브실을 설치하여 섬의 역사와 문화, 고문헌과 고문서, 사진첩 등 원형자료를 보존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였다고 한다. 보존자료는 연도별로 비치하여 열람이 가능하도록 관리하고 있었다.
또 페마른 섬의 각 마을에는 소규모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박물관은 전통가옥이나 레스토랑, 어부의 집 등을 활용하여 해당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고, 마을길에는 역사 속 섬 주민들의 일상사를 조형물로 만들어 여행자의 국적과 언어에 상관없이 해당 공간의 역사와 생활사를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21세기 페마른 섬을 관찰하면서 언뜻 제주도가 겹쳐 보였다.

페마른박물관. 보존가치가 있는 가옥은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섬 여행자 패스와 환경관리 시스템

패트병을 회수함에 넣고 있는 주민
섬에 입도한 사람들은 호텔 체크인 시 여행자 패스를 구매해야 한다. 여행자 패스는 1인당 24EU(한화 약 36,000원), 숙박비와 별도로 지급한다. 이 패스는 여행자의 경우 해당 섬에서 버스와 관광열차 등을 이용하거나, 박물관과 전시관에 입장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호텔 경영자는 여행자 체크인 상황을 정부에 보고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이 패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해당 섬의 환경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공공비용으로 활용된다. 섬에 살고 있는 주민과 섬을 찾아간 사람들이 함께 섬 가꾸기에 참여하는 제도라 여겨진다.
독일의 식수는 석회질로 인해 음용에 적합하지 않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생수 값이 비싸다. 생수 500리터에 약 1EU를 지불한다. 이 물 값은 페트병 값을 포함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패트병을 재활용하기 위해 전국에 회수함을 설치하였다. 이는 육지와 섬 모두 적용되었다.
독일인들은 마트에 갈 때 빈병과 페트병을 챙겨간다. 이 때 병은 반드시 뚜껑을 매달고 있어야 한다.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회수함에 물병을 넣으면 바코드를 인식하여 쿠폰이 발급된다(패트병 1개당 25센트). 이 쿠폰은 물건을 구입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섬 주민은 물론 여행자들도 배낭에 빈병을 매달고 다닌다. 우리나라의 분리수거와 비교해도 좋을 것 같다.
원고 : 김경옥(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출처 : 폴리뉴스 Polinews(https://www.pol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1642)